개구쟁이인 7살 상우와 외할머니와의 막막한 동거를 소재로 한 영화 집으로는 상우의 철부지 같은 모습과 그런 상우에게 말없이 정을 베푸는 외할머니와의 동거와 이후 작별하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할머니를 처음에는 놀리고 멀리하다가 결국 좋아하게 되는 상우의 모습이 그려져서 흐뭇하고 정겨운 영화입니다.
할머니와 손자의 동거
개구쟁이 7살 상우(유승호)는 엄마와 함께 할머니 댁으로 버스를 타고 가고 있습니다. 사업이 실패하여 당분간 시골 할머니한테 상우를 맡기러 가는 길입니다. 상우는 할머니에 대해서 물어봅니다. 말은 하고 알아듣는지 등 물어보고 엄마는 말을 못 한다고 들려주고 상우는 그럼 잔소리는 안 듣겠다며 웃습니다. 버스 안은 갈수록 오지 산골의 분위기에 휩싸입니다. 가축도 사람도 한 버스 안에서 북적됩니다. 버스에서 내린 상우는 안 가겠다고 떼를 쓰고 억지로 데리고 걸어가 할머니 댁에 도착합니다. 상우 엄마는 친엄마인 할머니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2달 정도만 외손자를 맡아달라며 자그만 선물을 드리고 버스 시간에 맞춰 서둘러 갈려고 하고 할머니는 딸에게 자고 가라고 몸짓을 합니다. 엄마는 가버리고 그렇게 할머니와 손자의 동거가 시작됩니다. 할머니는 손자가 귀여워 손짓 몸짓으로 표현하지만 철없는 상우는 자기 몸에 손을 대는 할머니를 더럽다느니 하며 무시합니다. 할머니의 굽은 등을 보고 병신이라고 놀리고 할머니는 손자가 놀려도 덤덤합니다. 저녁을 함께 먹지만 처음 본 손자의 식성을 모르니 걱정되고 상우는 인스턴트 햄을 먹고 있습니다. 집에 전기도 안 들어오고 티브이마저 없어서 게임기로 혼자서 놀고 있습니다. 버릇이 없는 상우는 혼자서 놀던 아이라서 부근에서 형뻘 되는 남자아이가 놀러 와서 상우가 가지고 놀던 로봇을 구경만 하자고 해도 못하게 하고 늦은 밤 화장실이 급해서 볼일을 요강에서 볼 때는 할머니를 보초 세웁니다. 할머니가 필요할 때만 부르고 할머니는 그런 손자를 지켜보며 도와줍니다.
그러다 상우의 게임기 배터리가 다되어 할머니한테 배터리 살 돈을 닳라고 떼를 쓰지만 돈이 없는 할머니는 그저 손자의 심술에 당하고 있습니다. 요강을 발로 차 깨뜨리고, 할머니를 밀치고, 신발 한 짝을 숨겨버립니다. 할머니가 주무시고 계시는데 머리에 꽂혀있는 비녀가 눈에 들어온 상우는 몰래 비녀를 빼서 집을 나와서 배터리를 사러 갑니다. 가게를 몰라 근처 할아버지가 가르쳐주신 곳으로 가보지만 결국 건전지는 못 구하고 할머니 집으로 가는 길을 잊어버립니다. 울면서 가고 있는 상우를 동네 할아버지가 도와줘서 다시 되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없어진 손자를 마중 나와있고 상우는 할머니 머리에 숟가락이 꽂혀있는 걸 보고 미안해합니다. 먹고 싶은 것을 물어보는 할머니에게 상우는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다고 하고 할머니는 손주를 위해 닭을 구해서 옵니다. 할머니는 후라이드가 무엇인지 몰라 백숙을 해놓고 손자를 깨우는데 후라이드가 아닌 걸 보고 안 먹어버립니다. 배가 고픈 상우는 결국 백숙을 맛있게 먹습니다. 함께 시장을 가게 되고 할머니는 몸짓으로 가져온 채소를 팔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상우는 건전지를 사고 싶은 마음을 접었고 할머니는 없는 돈에 상우에게 자장면을 사줍니다. 돈이 없어 상우만 버스를 태워 보내고 자신은 걸어서 돌아옵니다. 미안한 상우는 버스정류장에서 할머니를 기다립니다. 동네 친구와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장난도 치며 시간은 흘러갑니다.
작별
할머니와 작별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는 걸 느끼는 상우는 할머니를 위해 바늘에 실을 꿰어 주고 할머니에게 글씨를 가르쳐줍니다. 말을 못 하니 전화통화도 할 수 없고 아플 때는 어떡하냐며 울먹입니다. 상우는 할머니에게 상황에 맞는 편지를 그림으로 그려 할머니에게 줍니다. 엄마가 데리러 오고 짐을 챙기고 버스를 탈 때까지 상우는 말이 없습니다. 버스가 출발하고 상우는 버스 안 뒤 창문으로 가서 할머니와 작별인사를 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모습은 담담합니다. 저도 초등학교 시절에는 방학이 되면 외할머니댁에 어머니랑 함께 가곤 했습니다. 어머니가 집으로 가시고 나면 저녁에 노을이 지는 시간 즈음에 어머니가 보고 싶고 집에 가고 싶어서 집 뒤켠에 가서 울곤 했습니다. 외숙모께서 잘해주셔서 하루만 지나면 언제 그랬나는 듯 사촌들과 재미있게 지내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외갓집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워서 가보면 다시 내가 사는 집으로 오고 싶고 또 오면 가고 싶은 그런 곳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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